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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버린 리니지이야기..(完)/노랑 쪽지..

[노랑쪽지]나는 언제나 내가하는 게임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by 세븐스헤븐 2016. 5. 2.


 

 내가 생각해오고 바래왔던 게임은 이런게 아니었는데.


 비가오는 어느날.. 아무생각없이 나는 늦잠을 잤다.

 근래의 업무가 피곤했던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세상걱정없이 숙면을 취한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날아침은 휴일조차 아니었다.


 늦잠을 잤던나는 회사에 연락해 아파서 월차를 쓴다고 말했다. 그리고 잔소리를 들었다.


 "쓸꺼면 미리 말하던지해야지 사람 참.."


 통화가 끊어지고 어떻게든 이 말도안되는 월차가 받아들여젔다. 한숨이 나왔다.

 잠은 더이상 오지않았지만 계속 누워서 천장을 봤다. 이사온지 4년째.. 계속보고있는 내 방의 천장이었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는것 없이.. 이렇게 하루가 가겟지..

  내가 없는 집은 이렇게 조용했었구나.."


 평일에 내가 있어야하는곳은 언제나 회사였으니까.

 일탈이 시작된 시점부터 2시간 후.. 나는 TV를 틀었다.

 TV에서는 웃긴사람들이 나와서 웃긴말을 하고 웃기고 있었다. 나도 덩달아 웃음을 짓는다.


 "왜 나는 내 웃음을 남에게서 받아 웃어야하지..?"


 꼴보기싫은 TV를 꺼버리고 다시 내 방으로 왔다. 밖은 아직 비가오고있다.


 일탈이 시작된지 약 3시간.

 평일낮에 집에서 뭔가를 해본적없는 이 지루함과 무료함을 달래고자 컴퓨터를 켜본다.


 바탕화면이 어지럽다. 갖가지 게임아이콘들로 바탕화면이 더럽기까지하다..

 지금의 일상은 아니지만 나는 또 일탈의하루를 예전의 내가되어 시시한 오락따위로 시간을 보내려한다.

 재미있지는 않다. 말그대로 시시한 오락 그 자체인 게임. 현재의 나에겐 그렇다. 그렇다 라고 느낀다.


 접속해도 별달리 할것은 없었다.

 그저 채팅이나 바라보고 아이템구경이나 하는게 전부이다.


 "현실에서도 게임에서도 나는 나의 주인공이 될수없구나.."


 현실의 나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게임에서도 마찬가지.


 게임을켜두고 게임사이트를 보고있느라면.

 새로운 이슈나 화제가된 유저들의 이야기를 보고있다.

 A모 인터넷 게임방송도 본다. 하지만 결국 그안에 나는 없다.

 꼴보기싫었던 TV와 마찬가지였다.


 "나는 내가 하는 게임의 주인공이 될수없다."


 게임이 잘못된건 아니라 생각한다.

 뭔가를 탓하고싶지 않다.

 분명 내가 게임을 접었고 내가 노력하지 않은탓과.

 투자하지 않은탓이 나를 점점 게임의 주인공보다는 엑스트라 1240번 정도로 만들고 있는것이겟지.

 하지만 과거 열심히 할때도 나는 내가하는 게임의 주인공은 분명 아니었다.

 그리고 나를 돌아봤다.


 "나는 그들처럼 이 게임에 많은 투자와 신경을 주고있을수가 없어."


 현실의 경계선에서 언제나 게임에 들어오기를 두려워했다.

 이미 내가 하는게임은.. 나에게 게임이 아닌게되고 있었다.







 한번 물어보고싶다.

 누구라도 좋으니.

 

 "당신은 당신이 하고있는 게임의 주인공이 맞습니까?"